수도권에서 시원한 동굴탐험을! 광명시 가학광산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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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끈적하고 무더운 여름, 시원한 계곡을 찾아 피서를 가는 일조차 엄두가 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집밖으로 나서기 싫을 만큼 무더운 날씨, 둘째는 이름난 곳은 어딜 가도 북적이는 인파가 바로 그것. 이런 고민을 하는 독자들을 위해 온몸에 닭살이 돋을 정도로 시원하고, 수도권과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나며,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곳, 바로 광명시 가학광산동굴을 소개한다.

일제수탈의 아픔을 딛고 랜드마크로!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에 위치한 깊이 지하 275m, 총 연장 길이 7.8km의 가학광산동굴은 일제가 자원약탈을 위해 1912년 금·은·동·아연 등을 채굴하기 시작했다는 기록으로 역사에 등장한다. 해방 후 지역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산업자원을 공급하다 1972년에 폐광했다. 가학동굴은 국권침탈의 역사와 해방 후 역동적인 경제성장 밑거름 역할 등으로 문화유산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 역사의 현장이다. 1955년부터 폐광될 때까지 금(52kg), 은(6,070kg), 동(1,247ton), 아연(3,637ton)이 채광되었고, 광산의 면적은 342,797㎡에 이르는 규모가 큰 동굴이었지만, 한동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힌 곳이었다. 광명시에서 가학동굴의 매입에 나선 것은 2011년이었다. 수도권에서 유일한 금속 폐광산이며, KTX 광명역을 이용하면 전국에서 2시간대에 도달 할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전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2011년부터 2014년 5월 6일까지 580,904명이 가학동굴을 찾았으며 국내·외 언론에 여러 번 소개되며 관광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가학광산동굴

동굴내부라 더욱 특별한 문화공연
동굴은 아직까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선착순으로 가이드가 한 번에 인솔할 수 있는 인원씩 그룹을 지어 입장하며, 동굴만 둘러보는 데는 3~40분정도 소요된다. 입장하기 전에는 안전모를 착용해야 한다. 동굴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에어컨 바람보다 시원한 냉기가 주변을 서늘하게 만들어 더위를 잊기에는 그만이다. 가학동굴은 연평균 12℃를 유지하고 있어 겨울에는 따듯하고 여름에는 서늘하다. 공연이나 전시를 보기 위해서는 한여름에도 긴팔이나 얇은 담요를 챙겨야 할 만큼 외부와 기온차이가 상당하다.
가학동굴은 50여 개의 굴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중 가장 크고 넓은 공간에 예술의 전당이 있다. 이곳에서 즐기는 음악공연은 천연의 입체음향효과를 즐길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3D입체영화를 상영하거나 패션쇼를 열기도 하고, 미리 예약을 하면 연인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광명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문화행사 계획을 공지한다. 7월중에는 평일(월요일 제외) 오후 2시와 3시, 토요일은 오전 11시와 오후 4시에 ‘숲의 전사 고니’와 ‘니코’라는 어린이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일요일에는 오후 3시와 4시, 두 차례 공연이 이루어지는데, 전통무용부터 전자현악공연, 라이트 퍼포먼스, 밴드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가학광산동굴

동굴을 이해하는 재미있는 전시와 체험
관람로를 따라 이동하다보면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을 지나게 되는데, 동굴의 의미와 특색을 잘 살린 전시들을 기획, 전시해 관람객을 맞이했다. 마야, 이집트, 타이왕국의 황금문물을 전시한 ‘EL DORADO 황금을 찾아서’전이 열렸으며, 동굴의 지하 암반수를 이용한 수족관을 설치하여 1급수에서만 사는 민물고기를 기르고 있다. 상설전시로는 ‘근대문화 상설전’과 ‘동굴 그리고 빛의 생명체’전을 열고 있다. 한불 수교 130주년인 내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복원한 라스코 동굴벽화를 전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동굴 밖에도 즐길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방문자센터와 야외공연장, 동굴전망대, 자연회수시설에 마련된 카페가 있으며, 입구주변에는 뼛속까지 짜릿한 지하 암반수가 흐르고 있어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선광장에는 주말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광산모자 만들기, 광물모형 만들기, 광산 그리기, 동굴손수건 만들기, 돌편지 쓰기 등 광산과 관련된 프로그램 중 두 가지를 돌아가면서 운영하는데, 모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체험으로 동굴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가학광산동굴

와인레스토랑, 근린공원으로 더 많은 볼거리를
어느새 광명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가학동굴은 관광자원이 전무했던 광명시민의 관광욕구를 충족시키며 주민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연평균 기온이 일정한 동굴의 특성을 살려 새우젓과 발효식품을 저장하는 공간으로 활용중이다. 한국의 와인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동굴 와인레스토랑을 2014년 하반기에 오픈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접근성이 낮아 판매가 어려웠던 충북 영동 와인, 경북 청도 감와인, 전북 무주 머루와인 등을 수탁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맛좋은 와인을 분위기 있게 즐기는 것만으로도 광명시 뿐만 아니라 와인 생산지의 지역경제 및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는 착한 레스토랑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굴만 보고 돌아가기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면 인근에 있는 5개의 등산로를 이용할 수 있다. 각각 구름산, 도덕산, 서독산, 가리대, 한치고개 등산로로,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이 걸리는 코스다. 동굴이 있는 가학산 일대에 근린공원을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수목원과 야생화 언덕, 초화원 같은 조경시설은 물론, 물소리쉼터, 피크닉 장, 명상의 숲, 암벽등반코스, 에코어드밴처, 빛의 마당, 암석원 등을 갖출 예정이다. 특히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고 인접한 자연회수시설 주차장을 적극 활용해 친환경적인 공원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가학동굴은 역사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 근대문화유산이다. 제국주의의 침탈과 태평양 전쟁, 해방 후 비약적인 경제성장의 한축을 담당한 역동적인 역사의 현장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폐광이었던 동굴을 전시회와 공연이 이루어지는 문화콘텐츠로 재탄생시키며 향토자원을 문화관광 공간으로 재조성한 사례로 주목받는다. 특히 기피시설인 소각장(자원회수시설)과 연계한 친환경 개발로 주민들의 인식전환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올 여름 가학동굴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무료로 동굴체험과 다양한 문화공연을 덤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무더위에 지쳤다면 시원한 냉풍이 쏟아지는 수도권 인근 유일의 동굴, 광명시 가학광산동굴로 떠나보자.

문의 1688-3399 / cavern.gm.go.kr
개방시간 9:00~17:00(공휴일 포함) ※오후 4시 30분 입장 마감
가는 길 KTX 광명역사 → 서독로(서독터널) → 도고네마을 → 가학광산동굴(광명시 자원 회수 시설)
※ 네비게이션에 ‘가학광산동굴’ 또는 ‘가학동 27번지’, ‘가학동 산17-1’, ‘광명시 자원회수 시설’로 검색·설정
대중교통 KTX 광명역사 → 7-1번 시내버스 운행
유의사항 안전시설이 확보된 관람구역만 관람하도록 한다. 동굴 내 흡연, 음식물반입, 반려동물 출입은 불가능하다. 반드시 안전모를 착용하고 해설사의 통제에 따라 관람한다. 암반수가 흐르는 동굴 내부의 습도는 60~99%에 이른다. 급격한 온도와 습도변화에 민감한 질환을 앓고 있다면 출입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글 : 윤나래
자료제공 : 광명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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