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빚어낸 풍경 터키 카파도키아(Cappadocia)

0 2392
터키 카파도키아

어린 시절 보았던 개구쟁이 스머프가 뛰놀던 동화 속 풍경을 기억하는지. 광활한 대자연 속 아기자기한 버섯 바위가 자리한 그곳. 바로 카파도키아다. 한 번도 보지 못한 경이로운 풍경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개구쟁이 요정들이 뛰놀던 신이 빚은 풍경 속으로 떠나보자.

자연이 만든 최고의 작품

약 3백만 년 전 화산폭발과 대규모 지진으로 잿빛 응회암이 카파도키아를 뒤덮었다. 그 후 아주 오랜 세월 동안 바람과 비에 쓸려가며 특이한 모양의 기암괴석이 탄생했다. 바로 지금의 카파도키아다. 마치 신이 빚어 놓은 듯한 경이로운 풍경. 그 독특하고 신비로운 모습으로 영화 ‘스타워즈’와 만화 ‘개구쟁이 스머프’의 무대가 되기도 하였다. 그렇게 화산재가 굳어 만들어진 응회암은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굴을 파고, 모양을 낼 수 있을 만큼 부드럽다. 기암괴석을 뚫어 집도 짓고, 도시도 만들 수 있었던 것. 그래서인지 카파도키아는 터키 기독교에 뼈아픈 역사의 현장이되었다. 기독교인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아랍인들로부터 도망쳐 나와 카파도키아에 정착했다. 그들은 탄압을 피해 수천 개의 기암에 구멍을 뚫어 지하도시를 건설했고, 그 흔적은 카파도키아 동굴수도원을 비롯한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카파도키아는 서양과 동양을 잇는 교역로 역할을 했다. 그러다 상황이 안 좋을 때면 금세 전쟁터로 이용되곤 했다. 페르시아, 로마, 비잔틴, 오스만 투르크 제국까지. 모두 한 번씩은 카파도키아를 거쳐 갔다. 카파도키아의 길을 따라 무수한 이야기가 흐르고 있다.

어머, 여긴 꼭 가야해!

카파도키아의 기암괴석 앞에 서면 자연의 위대함에 인간은 한없이 작아진다. 풍경의 광활함에 한동안 할 말을 잃게 될지도. 어떤 시간에 어떤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도 명작을 탄생시킬 만큼, 도시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괴레메 Goreme 야외박물관

터키 카파도키아

카파도키아는 웅장한 자연 그 자체. 그 중심에는 괴레메가 있다. 아주 오래전 기독교도들은 로마와 이슬람의 종교 탄압을 피해 교회와 수도원 등을 만들고 지하도시를 건설, 그들의 종교를 지켜나갔다. 이곳에 깃든 기독교 박해의 역사를 되짚어 보기 위해서는 괴뢰메 야외박물관을 찾아야 한다. 박물관이지만 ‘야외’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 박물관에 들어서면 성 바실리우스 교회, 엘마르 교회, 성 바르마라 교회, 일란르 교회 등을 볼 수 있다. 모두 기암에 구멍을 뚫어 만들어 낸 공간임을 생각한다면, 그 시대 사람들의 으리으리한 정성에 입이 떡하고 벌어질지도 모른다. 교회의 벽면에는 프레스코화로 그려진 기독교 성화가 그려져 있다. 프레스코화는 마르지 않은 석회 벽면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스며들도록 하는 기법. 기독교 성화는 대부분 예수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뜻을 나타낸다. 아마도 종교 탄압을 피해 숨어 살았던 그 시대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그림이 아니었을까.

터키에서의 종교 탄압은?
4세기 초 기독교에 대한 탄압이 심해지면서, 기독교인들은 계곡으로 숨어들어 터전을 잡았다. 7세기가 지나면서 이슬람교에게 터키가 점령되면서 카파도키아로 이주하는 기독교인의 수는 더욱 늘었다. 10세기가 지나면서 인구가 급격히 늘었고, 그들이 만든 동굴 수도원 등은 360여 개에 달했다고 한다.

데린구유 Derinkuyu

깊은 우물이라는 뜻의 데린구유. 초기 기독교인이 로마의 박해를 피해 만든 지하도시다. 깊이 120m로 지하 20층 안까지 이어진다. 데린구유가 더욱 뛰어난 이유는 겉에서 보았을 때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는 것. 입구만 돌로 막아두면 누구도 이곳에 지하도시가 있을 거로 생각할 수 없다. 꼬불꼬불 미로로 연결된 지하도시는 교회는 물론 학교, 감옥, 묘지 등 사람이 사는 데 필요한 공간 대부분이 갖춰져 있다. 최대 2만 5천 명의 사람이 살았다고 전해진다. 단, 이곳을 구경하러 갔을 때는 돌계단이 좁아서 머리가 부딪치지 않게 주의가 필요하다. 워낙 미로로 구성되어 있어 길을 잃을 수 있으니, 일행과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하자.

터키 카파도키아

우치히사르 Uçhisar

우치히사르는 터키어로 ‘3개의 요새’란 뜻을 지닌 곳.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해 있다. 옛 카파도키아 사람들은 비둘기를 많이 키웠다. 비둘기의 알을 얻고, 그 배설물을 농사에 이용하기도 했다. 수도사들은 통신용으로 비둘기를 이용하기도 했다고. 사람들은 바위에 구멍을 뚫어 비둘기 집을 만들어 줬다. 지금도 우치히사르의 굽이진 동굴 윗부분에서는 비둘기 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중 비둘기 집이 모여 있는 언덕을 피존 벨리(Pigeon Valley), 즉 비둘기 언덕이라 부른다. 우치히사르의 높은 언덕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마치 예술 작품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뛰어난 괴뢰메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

터키 카파도키아

아바노스 Avanos

괴레메에서 차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면 아바노스에 닿는다. 아바노스는 도자기로 유명한 고장. 실제로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으니, 미리 알아보고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아바노스를 가로지르는 레드리버(Red River) 또한 인상적이다. 조용한 마을을 품고 유유히 흐르는 레드리버, 빡빡했던 여행 일정에 평화로움을 안겨준다.

터키 카파도키아
광활한 카파도키아, 일일투어로 정복하기
터키 카파도키아

카파도키아는 크기가 광활해 자유여행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럴 때 일일투어를 이용해 보자. 그린투어, 레드투어, 벌룬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본인의 일정에 맞게 조절 이용하면 알찬 여행이 가능하다. 카파도키아 일일투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그린투어 Green Tour

괴레메 파노라마-데린구유-으흐랄라 계곡-셀리메 수도원-파샤바 버섯바위-피존벨리
카파도키아의 장엄한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괴레메 파노라마에서 시작해 데린구유, 으흐랄라 계곡, 셀리메 수도원, 피존벨리까지 이어진다.

레드투어 Red Tour

괴리메 야외박물관-차우신-파샤바-데브란트밸리-우치히사르-우르급-아바노스
그린투어와 레드투어 모두 진행 업체에 따라 방문 순서는 변경될 수 있다. 레드투어는 그린투어에 비해 좀 더 바쁜 일정을 요구한다. 괴레메 야외박물관을 시작으로 도자기 마을로 유명한 아바노스까지 돌아볼 수 있다.

벌룬투어 Balloon Tour

벌룬투어는 카파도키아 여행의 꽃이라 불린다. 아침이 밝아오는 새벽, 열기구에 올라 바라보는 괴뢰메의 풍경은 그야말로 환상적. 주로 걷거나 차로 이동하며 보았던 괴뢰메와는 또 다른 매력을 안겨준다. 가격은 100~200유로 사이로, 1~2시간 정도의 코스.

글 : 최민지
사진 : 오나경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