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보리밭 사이로 노란 유채꽃 일렁이네~ 전남 완도군 청산도 슬로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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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군 청산도 슬로우길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색이 봄의 색이다. 무겁던 겨울 풍경을 걷어내고 슬그머니 찾아오는 봄이 반가운 이유에는 형형색색의 봄 풍경이 한몫 할 테다. 괜스레 들뜨는 마음을 마냥 눌러두고 싶지 않다면, 봄이 오는 길목을 서둘러 찾아가는 것도 계절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 아닐까? 당신도 동의한다면 이 봄은 청산도로 향하자.

봄빛 사이로 느리게 걷는 길

전남 완도군  청산도 슬로우길

청산도는 다른 무수한 관광지와 달리 유흥시설이나 오락 거리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작은 어촌 마을을 상상하면 더도 덜도 할 것 없이 딱 맞을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려고 일부러 만든 것이 드물다. 그래서 오히려 건강한 처녀의 맑은 민낯을 마주하듯 청량하다. 푸른 바다 위에 푸른 산이 된 섬, 청산도는 완도에서도 19.2km가 떨어진 곳에 있으며 뱃길로는 30~50여 분이 걸린다. 40㎢가 조금 넘는 면적의 이 섬은 2천5백여 명의 거주민 가운데 대다수인 87.6%가 농수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섬 가운데에는 해발 379m 높이의 대봉산이, 동남쪽에는 384m의 매봉산이 자리 잡고 있어 전반적으로 완만한 오르막이 많다. 바다와 맞닿은 척박한 땅에 구들장논과 마늘밭, 봄동과 시금치, 보리밭과 봄섬의 풍경을 한층 더 푸르게 만들어준다. 겨우내 무거웠던 몸과 마음에 새로운 활력소를 주는 상큼한 색이다. 3월에 방문하면 움트는 봄기운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섬이 제법 크기 때문에 차를 가지고 들어가는 관광객들도 있지만, 이왕이면 천천히 걸어서 둘러보는 방법을 권한다. 청산도는 2007년 아시아 최초로 국제슬로시티연맹에서 지정한 슬로시티가 되었다. 이후 2010년부터 꾸준히 슬로길을 가꾸어 섬을 둘러보는 11개의 코스를 다듬었다.

천천히 둘러봐야 아름다운 섬

전남 완도군  청산도 슬로우길

슬로길은 짧은 길은 20분에서 긴 길은 2시간 남짓 걸린다. 모든 코스의 예상 소요시간을 다 더하면 14시간 정도. 물론 이 예상시간보다 오래 머물러도 좋다. 영화 ‘서편제’, 드라마 ‘봄의 왈츠’, ‘여인의 향기’, ‘피노키오’ 등 각종 영상물의 배경이 된 곳부터 시시때때로 다른 얼굴을 드러내는 바다와 하늘, 곳곳에 숨어있는 역사유적과 주민들의 인심을 만나려면 조금은 게을러져야 한다. 육지에서 보지 못한 독특한 섬만의 자연과 풍토가 남아있는 곳이다.
해수욕장 한가운데 넓게 모래사장이 드러나는 풀등이나, 동글동글 갯돌이 청아한 소리를 내는 갯돌해변, 낚시꾼들 사이에서 이름난 포인트까지 고루 갖추고 있어 바다에서 먹거리를 구하는 체험이나 해녀들이 물질해온 것을 사 먹는 재미도 있다. 경사지고 물 빠짐이 심한 환경을 개선하려는 구들장논, 바닷바람 맞고 더욱 달아진 봄동과 시금치, 아삭하고 부드러운 맛의 마늘, 유채, 푸른 보리순 등 봄의 별미가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청산도의 슬로푸드인 청산도탕, 톳밥, 전복장, 해초비빔밥 등을 맛봐도 좋다.
섬 전체의 전경을 둘러보려면 매봉산과 대봉산에 올라 산과 바다, 하늘의 푸름을 한 번에 느껴보기를. 가슴이 뻥 뚫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신선이 사는 섬이라고 불렸다는 옛 이름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곳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가장 아름다운 농촌마을, 최고의 가족체험 여행지 등 여행 관련 설문에서 꼭 빠지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TIP. 청산도 여행을 더욱 알차게 해주는 팁

전남 완도군  청산도 슬로우길

➊ 자동차보다는 버스와 오토바이를 추천!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청산도를 가장 충만하게 만끽하기 위해서는 두 다리를 놀리는 것이 좋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순환버스와 투어버스, 마을버스나 택시를 이용해도 좋다. 관광지 대부분을 둘러보기에 좋은 노선으로 운행 중이다. 오토바이 운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바닷바람을 즐길 수 있는 바이크 라이딩도 훌륭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➋ 4월 내내 즐기는 걷기 축제도 참고할 것!
사실 청산도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4월이라고들 한다. 매년 4월이면 1일부터 30일까지 슬로길 걷기축제에 참여한 사람들로 북적이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가 열려 걷는 길에 재미를 더한다. 다만 한 가지 유의할 점은 평소에도 주말이면 오고 가는 배편을 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점. 여객선 운항과 대중교통 운행횟수가 추가되므로 정보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축제기간에는 숙박과 배편 운항에 조금 더 신경쓰도록 하자.

 

글 : 윤나래
자료제공 : 완도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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