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불안정한 자영업자에게 꼭 필요한 보험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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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에게 꼭 필요한 보험

47세 김씨는 2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희망퇴직금 등을 모아 입주를 막 완료한 신규 아파트 단지 내 지하상가에서 슈퍼를 열었고, 한동안 월 평균 순수입으로 1,000만원 이상 벌 수 있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나지 않아 상가 1층에 편의점이 생기면서 수입이 뚝 떨어졌고, 이어 단지 맞은 편 상가에도 대형 체인점이 들어섰다. 결국 김씨는 임대료를 감당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매출이 하락함에 따라 슈퍼를 정리했다. 결국 지금 그에게는 남아 있는 돈은 별로 없다. 노후대비도 전혀 못했다. 그동안 번 돈을 슈퍼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는 개인연금 가입 적기

김 씨처럼 자영업자는 소득이 일정하지 않아 월급쟁이에 비해 노후나 저축에 대한 준비가 불안정하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 수는 750만 명에 이른다. 불경기로 조기 퇴직자가 늘어나면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가구주가 자영업자인 가계의 지난해 연평균 소득은 5,581만원이다. 근로소득자 가구소득 5,992만원에 비해 약 440만원 적다. 문제는 자영업자 간 소득격차가 월급쟁이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다. 자영업자 가구 중 소득 상위 20%는 연평균 1억 2,074만원을 벌어들였다. 근로자 소득 상위 20%의 1억 371만원보다 1,700만원 가량 높다. 반면, 월 200만원 벌이도 안 되는 자영업자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더욱이 자영업자는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등 노후에 대비한 금융상품 가입률이 낮고 수입이 불안정적인 특성상 보험료를 정기적으로 내야하는 민영 의료보험 가입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사업이 꼬이거나 갑자기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낭패에 빠질 우려가 크다. 특히 노후는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생활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보험은 자영업자에게 더 필요하다.

3대 중대질병 보장보험과 실손보험 가입 필수

건물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공사다. 기초공사가 부실한 건물은 오래가지 못한다.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한 집안의 가장이 아프거나 병에 걸리면 한 사람의 고통이 아닌 가족 전체의 생활이 무너진다. 우선 의료비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암이나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등과 같은 3대질병은 일단 발병하면 치명적일 수 있고 비용 또한 많이 들어간다. 3대질병보험에 가입하면 수술비, 입원비, 치료비, 통원비, 진단금을 다양하게 보장을 받을 수 있다.
50세 남성의 경우 앞으로 3대 중증질병에 걸릴 확률은 45.4%다. 연간 의료비 부담은 질병과 연령대에 따라 200만~1400만원까지 다양하다. 이는 사업이 힘들 때 감당하기 힘든 규모다. 따라서 보험가입으로 미리 대비해야 한다.
3대 중병보장보험에 가입할 때는 비갱신형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비갱신형은 납입기간 동안 보험료 인상이 없어 갱신형보다 보험료 부담이 적다.
또 보험료 부담을 느낀다면 만기환급형보다는 순수보장형에 가입을 하는 것이 좋다. 만기환급형은 만기 시 환급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보험료 부담이 크다. 순수보장형에 가입하면 보험료 부담이 덜하다.
질병보험상품은 해가 갈수록 보장항목이 줄어드는 추세이고, 갱신 보험료는 최대 25%까지 오른다. 서둘려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이유다.
실손보험도 자영업자에게 꼭 필요한 보험이다. 병원비를 80%까지 보상해주는 실손보험 가입은 기본이다. 이때 남편만 가입할 게 아니라 아내와 자녀까지 모두 가입해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는 게 좋다. 월 보험료가 1만~2만원대로 크게 부담되지도 않는다. 적정한 보험료로 통상 가처분 소득의 5~8% 정도를 꼽는데 가계수입이 많고 자녀가 어린 경우 자영업자 부부는 소득금액의 10%까지 지출해도 지장이 없다.

연금보험, 노후생활을 위한 최소 안전판

통계에 따르면 퇴직한 뒤 자영업을 차릴 경우 3년 내 문 닫을 확률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창업비용을 고스란히 잃을 경우 평균 6,570만원의 손실을 떠안게 된다.
은퇴연구소 관계자는 “자영업자가 3년 내 휴·폐업할 확률(46.9%)은 투기등급 회사채 3년 부도확률(11.7%)보다 4배 높은 수준”이라며 “은퇴파산을 앞당기는 인생후반 리스크 가운데 가장 큰 위험이 은퇴창업 리스크”라고 말했다.
은퇴파산은 은퇴자의 사망 이전에 은퇴자산이 고갈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비하려면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연금저축보험은 은퇴파산뿐만 아니라 노후 경제생활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보험이다.
자영업자들은 개인연금저축보험에 주목해야 한다. 직장인처럼 국민연금, 퇴직연금을 이용한 기초적인 노후자금 마련이 어렵기 때문이다. 연금저축보험은 5년 이상 납입하고 만 55세 이후 연금을 받는다. 납입한도가 연간 1,800만원이며 납입한 금액 중 연간 400만원 한도 내에서 12%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 최대 52만원까지 세금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보험차익이라 불리는 이자소득의 경우 복리로 계산되기 때문에 그만큼 유리하다. 평생소득으로 활용 가능한 종신연금형은 생명보험사에서만 판매한다.
다만, 주의할 것이 있다. 연금지급 개시 전 사업상 돈이 필요해 해지하게 되면 해지환급금에 대해 기타소득세 16.5%를 원천징수한다. 중도에 해지할 경우 오히려 금전적인 손해를 볼 수 있어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경제능력을 고려해 부담되지 않도록 납입보험료를 정해야 한다.
자영업자는 수입이 불안정하다. 처음부터 너무 부담되는 금액으로 설정하기 보다는 추가납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간 중간 추가납입을 통해 수익성을 키우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감액제도 활용하기

자영업을 하다보면 갑자기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과거에는 보험부터 해약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는 가장 어리석은 재테크 방법이다. 보험은 사고나 질병에 대한 보장수단인데 해약을 하면 그동안의 투자가 모두 헛수고가 되고 만다. 그렇다고 보험료 부담을 느끼는데 경제사정이 좋았던 시절처럼 보험료를 매월 납입하기도 쉽지 않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보험료 감액제도다. 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대신에 그만큼 보장을 축소하는 것이다.

글 : 류상만 실장(한국보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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