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한 별미 꼬막의 대명사 전남 벌교로 떠나는 가을 바다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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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벌교 꼬막

꼬막 하면 벌교, 벌교 하면 꼬막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지역과 특산물의 조합이 국민 대부분에게 강력하게 인식되어 있는 대표적인 예다. 그렇다고 해서 벌교를 찾을 때마다 맛좋은 꼬막을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람이 차가워질 때, 살이 오른 조개가 감칠맛을 낸다. 지금부터 봄이 오기까지 전남 보성군 앞바다 벌교에서 전하는 바다의 맛.

전국에서 가장 청정한 갯벌

전남 벌교 꼬막

좁고 긴 벌교천이 남해를 만나는 곳에 여자만이 있다. 여자도를 중심으로 보성군, 고흥군, 순천시, 여수시에 둘러싸인 제법 넓은 내해지역이다. 2003년 국토해양부로부터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습지보존지역으로, 2005년에는 국내에서 가장 좋은 갯벌(2등급)로 지정받았다. 이 지역에 사는 주민 대부분은 깨끗한 바다와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바다로 출근한다. 바닷사람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변화무쌍한 바다와 살을 부대끼며 살아온 결과 중에 하나가 벌교 꼬막이다.

널배로 쓱쓱 나가는 것 같아도

전남 벌교 꼬막

벌교 꼬막은 호미나 작은 갈고리로 바지락을 캐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채취한다. 비교적 수월하게 걸어 다닐 수 있는 다른 지역의 갯벌과 달리, 벌교 앞바다 일대는 모래가 섞이지 않은 순수한 갯벌이다. 그래서 더욱 곱고 부드럽다. 펄의 깊이도 깊은 곳은 20m가 넘는다고 한다. 꼬막을 채취하는 어민들(주로 몸이 가벼운 여성들)은 갯벌에 빠지지 않게 널빤지로 만든 배를 밀고 다닌다. 멀리서 보면 쓱쓱 밀고 다니는 모습이 마치 보드 타는 것처럼 재미있어 보인다.
하지만 푹푹 빠지는 펄에서 체중을 한쪽 다리로 중심을 지탱하고 다른 한 발로 널배를 밀며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고운 펄에 빠지지 않도록 이리저리 쉼 없이 몸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빗처럼 살이 여러 개 달린 채취기로 펄을 밀고 훑으면 진한 회색 펄이 묻은 꼬막이 모습을 드러낸다. 짙은 회색빛 갯벌 위로 널배와 어민들이 꼬막을 채취하며 다닌 흔적은 마치 다랑논 같기도 하고, 거대한 인류의 지문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때에 맞추어 벌교를 찾으면 꼬막을 채취하는 어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채취한 꼬막을 배로 올리면 갯벌을 씻어내고 크기를 선별하여 망에 담는다.

아미노산과 철분이 풍부한 꼬막

전남 벌교 꼬막

꼬막은 참꼬막과 새꼬막, 피조개 등으로 나뉜다. 제사상에 올리는 참꼬막은 예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아왔다. 수작업으로 채취하고 성장기간이 길 뿐만 아니라, 맛도 더욱 좋다. 새꼬막은 조개껍데기 표면에 털이 있고 쫄깃한 맛이 참꼬막보다 덜하다. 꼬막의 종류 가운데 가장 크기가 큰 피조개는 말 그대로 붉은 피를 가졌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꼬막은 철분인 헤모글로빈이 풍부해 붉은 피를 가지고 있고, 이 중에서도 피조개가 가장 철분이 풍부하다. 빈혈이 있거나 산모에게 특히 좋은 식품이다. 이 밖에도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근력 향상과 피로회복에도 좋다.
그래서인지 ‘벌교에서는 함부로 힘자랑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농담처럼 전해진다. 산란기 전인 겨울까지는 꼬막을 생으로 먹어도 독이 없다. 해감을 한 꼬막은 따로 물을 붓지 않고 꼬막만 넣고 삶아 먹어도 별미다. 쫄깃하고 간간하다.이 밖에도 꼬막으로 무침, 전, 조림, 국 등 다양한 요리로 활용되는데, 벌교의 꼬막 정식은 미식가들 사이에 소문난 식도락 코스다.

갯벌에서 즐기는 꼬막축제

전남 벌교 꼬막

10월 중순 이후로 벌교에서는 꼬막축제가 열린다. 어민들의 일상생활을 축제로 승화시켜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맛좋은 꼬막과 꼬막 요리 시식은 물론이고, 천연의 갯벌을 무대로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널배 타기, 갯벌 달리기, 갯벌 밀어내기, 줄다리기 등 깨끗한 갯벌을 온몸으로 즐기는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또 꼬막 채취체험, 꼬막 빨리 까기, 꼬막 무게 맞추기 등 벌교의 특산물인 꼬막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벌교와 벌교 꼬막이 유명하게 된 것에는 소설 ‘태백산맥’을 빼놓을 수 없다. 소설 속 문학기행 등 지역의 문화와 문학이 어우러지는 행사라는 특징도 꼬막축제만의 매력 포인트.
찬바람이 불어오면 남쪽 바다에서 불어오는 짭짤한 바다의 향이 그리워진다. 올가을에는 오동통한 꼬막 맛보러 전남 벌교로 떠나보자.

 

글 : 윤나래
자료제공 : 보성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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