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근교에서 만나는 테마사찰
우리나라에서 ‘절’은 더는 종교적인 의미만을 뜻하진 않는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한 사찰은 가족과 함께 찾기 좋은 문화관광지일 뿐 아니라, 아이들에겐 좋은 체험학습장이기도 하다. 사찰이라 하면 지방에 자리한 깊은 숲속을 떠올리기 쉽지만, 도심 근교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사찰이 많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5월엔 도심 가까운 사찰로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부모님 은혜 느끼고 가세요!
효심으로 만든 사찰, 화성 용주사
화성 용주사는 산사가 아닌 평지의 도로변에 숲으로 둘러싸인 채 자리해 있다. 원래는 신라 때 갈양사란 이름으로 세워졌으나 소실되어, 조선시대에 다시 세워졌다. 용주사는 조선시대 22대 임금인 정조가 부친인 사도세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절이다. 당시 정조가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용꿈을 꾸었다 하여 용주사라 부르게 됐다. 용주사에서는 신라시대의 유물인 7층 석조사리탑과 천보루와, 내부의 대웅보전과 석가삼존불을 볼 수 있다. 기둥 위 대들보에 붉은 살을 박아 경의를 표하는 홍살문과, ‘부모은중경판’은 용주사가 ‘효’를 테마로 한 사찰임을 보여준다. 석탑에는 부모의 은혜를 나타내는 10가지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불심에 효심까지 더해진 용주사에서는 효 사상을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해볼 수 있다. 효행의 뜻을 담은 효행문화원에서는 일반인들도 쉽게 배울 수 있는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주말에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도 운영하고 있어, 아이들의 체험학습장으로 손색이 없다. 가정의 달 5월, 효심으로 만들어진 절을 둘러보며 어버이의 은혜를 가슴 깊이 느껴보자.
▲경기도 화성시 송산동 188 / www.yongjoosa.or.kr
용주사의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효심의 본찰, 용주사의 대표 소장품인 부모은중경은 1796년(정조 20년)에 목판이 제작되었고, 1802년(순조 2년)에는 이 목판을 기초로 해 동판과 석판이 제작됐다. 부모은중경판은 부모의 크고 깊은 은혜를 보답하도록 가르친 불교 경전을 말한다. 어버이날이 있는 5월, 부모은중경판의 의미가 더 값지게 다가온다.
사찰 따라 역사 공부도 함께 하세요!
천년의 세월이 머무른 사찰, 과천 청계사
‘우담바라’라는 꽃을 아는가. 우담바라는 전설 속의 희귀한 꽃으로 불교계에서는 행운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십여 년 전 서울 근교의 한 사찰에서 이 우담바라가 피어나 화제가 됐던 적이 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청계사이다.
청계사는 고려 충렬왕 때 창건되어, 한국 불교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불교계 대표적인 사찰이다. 청계사는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을 뿐 아니라,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많은 관광객이 찾는 사찰 중 하나다. 과천에 자리해 있어 수도권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족과 함께 찾기 좋다.
청계사 광장에서는 돌로 만든 대형 와불상을 볼 수 있다. 약 15m와 높이 2m의 거대한 와불상으로, 주먹만 한 차돌을 붙여 만든 점이 특이하다. 그 외에도 동종, 목판, 문헌 등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다. 청계사의 동종은 조선 숙종 27년에 제작된 조선 후기 범종의 대표주자로 보물 제 1107호로 지정되어 있다. 두 마리의 용 모양과 연꽃 줄기를 든 보살상, 보상화문 등의 정교한 무늬들을 범종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재 18부 466판이 남아있는 청계사의 목판은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또한 불교 의식에 관한 문헌과 천자문 등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천 년의 역사가 흐르는 청계사에서 좋은 경치도 보고, 역사 공부까지 하고 떠나자.
▲경기도 의왕시 청계사 11번지 / www.chungkeisa.com
청계사의 우담바라
2,000년 10월 극락보전에 봉인된 아미타삼존불 가운데 관음보살상의 상호 왼쪽 눈썹 주변에 우담바라꽃이 피었다. 경전에 따르면 우담바라는 3,000년에 한 번 핀다는 전설 속의 꽃이다. 우담바라가 피면 영화스럽고 상서로운 일이 일어난다고 전해진다.
바다 위 사찰에서 힐링하세요!
서해의 장관이 한눈에, 강화 보문사
복잡한 도심 속, 이런저런 일들로 마음이 답답해질 때면 뻥 뚫린 바다로 떠나고 싶어진다. 그런 날, 잔잔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사에 앉아 마음을 달래 보는 건 어떨까. 강화도 서편에 붙은 작은 섬, 석모도는 갯마을과 바다가 조화를 이룬 풍광으로 유명하다. 석모도를 유명하게 만든 것이 또 하나 있으니,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으로 꼽히는 보문사다. 보문사에 닿기 위해선 바닷바람을 가르며 한참을 올라가야 한다. 이곳에 도착하면 다양한 표정과 겉모습을 지닌 오백나한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나한이란 불교의 수행을 완성하고 깨달음을 얻은 성자를 말한다. 깨달음을 얻은 오백나한의 가지각색의 표정 속에 평화로움이 엿보인다. 보문사 마당에는 은은한 향을 품은 600년 된 향나무가 있어 묘한 분위기를 더한다. 향나무 뒤, 와불전 안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석가모니 부처님이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옆으로 누워있다. 마치 ‘괜찮아, 잘 될 거야~’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그의 여유 넘치는 미소에 마음속 근심이 스르르 녹는다. 절 뒤편으로 돌아가면 조각된 마애석불이 있는데, 그 앞에서 내려다보는 서해바다가 그야말로 일품이다. 시간이 맞는다면 석양을 보고 가도 좋다. 절 내에는 나한전이 모셔져 있는 자연석으로 된 거대한 석실이 있다. 보문사는 선덕여왕 4년 회정대사가 이곳에 세운 절로 알려져 있다. 창건 후 14년이 되던 해에 한 어부가 바닷가에서 불상과 나한상 22구를 그물로 낚아 올려 이곳에 봉안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그 후로 이 석굴에 기도하면 이루어진다 하여 지금까지 많은 신도가 이곳을 찾고 있다.
▲인천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 629 / www.bomunsa.net
보문사 마애관세음보살
마애관세음보살좌상은 대웅전 옆 계단을 따라 10여 분 쯤 올라가면 중턱 눈썹바위 아래 새겨져 있다. 마애관음좌상은 1928년 배선주 주지스님이 새긴 것으로, 높이 920cm, 너비 330cm에 달하는 거상이다. 서민적인 모습의 이 좌상은 보는 사람의 마음도 푸근하게 해 정감이 간다.
자료제공 : 용주사, 청계사, 강화군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