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복분자가 익을수록 장어는 살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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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강을 엎어놓은 모양이라는 뜻의 새콤달콤 복분자(覆盆子)와 서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강을 거슬러 오른다는 풍천(風川)장어. 전국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조합중 하나인 복분자와 장어는 6월 고창에서 짙은 풍미가 더해간다. 해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더위, 그나마 수월하게 나려면 복분자와 장어로 미리미리 체력을 보충해두는 것이 어떨까?

전문연구기관 갖춘 전국 최고의 복분자산지

복분자

전국 복분자 생산량의 86%가 전북에서 생산되며, 45%는 고창에서 난다. 절반에 가까운 수치도 놀랍지만, 인근 지역인 순창과 정읍 등지에서 재배되는 복분자 일부가 고창의 이름을 달고 출하하는 것을 감안하면 고창 복분자의 위세는 더욱 당당하다.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카로틴과 비타민A, B, C,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복분자는 노화방지와 피로회복에 그만이라고 알려졌다.
특히 고창에서 자라는 복분자는 다른 나라의 산딸기류에 비해 색이 짙고 당도가 높다. 빨간색을 띠는 5월의 것은 약효가 좋아 약으로 쓰고, 6월부터 7월 사이 까맣게 다 익은 열매는 식용으로 쓴다. 주로 과즙을 추출하거나 술로 담가먹고, 잼으로 달콤하게 즐기기도 한다. 밀가루 반죽에 복분자 액을 넣으면 색이 고와 눈이 더욱 즐거운 요리가 탄생한다.
다른 곳보다 고창이 복분자로 특히 유명한 이유는 바로 재래종 특유의 향과 맛이 깊기 때문이다. 또 해풍을 맞는 지역이라 과육이 더욱 달고 유효성분도 많이 함유되어 있다. 고창에서는 이런 지역적 특성을 살려 맛과 영양이 풍부한 복분자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을 연구한다. 고창복분자연구소는 진안의 홍삼, 상하치즈, 순천의 장류에 복분자를 결합한 건강식품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복분자의 재배기술과 기능성 식품, 기능성 화장품 등 복분자의 효능을 극대화한 제품출시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복분자가 우리생활에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옥황상제도 궁금해 물었다는 풍천장어의 맛

장어

백제 위덕왕 시절에 창건되었다는 선운사가 있는 선운산 어귀에 주진천이 흐른다. 서해바다의 바람길이 지나는 곳이라 풍천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에 실뱀장어가 산다. 바다에 알을 낳으러 가기 전까지 어린 치어가 자라는 곳이다. 치어는 강을 거슬러와 풍천에서 성장하고 어미가 되면 알을 낳으러 태평양으로 내려가는데, 짧게는 7년, 길게는 9년을 이곳에서 보낸다.
염전이 가까이 있어 일반 민물장어보다 염도가 높은 곳에 서식하는 풍천장어는 6월부터 8월사이가 제철이다. 풍천장어의 맛은 예로부터 널리 알려졌는데, 이 지역에서 살다 저승으로 간 사람에게 옥황상제가 장어의 맛을 물을 정도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보양식으로 유명하여 풍천장어를 찾는 사람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늘어나는 수요를 자연산으로 충당할 수 없어 고창군은 일반장어를 바닷물에 가두고 사료를 주지 않으면서 자연환경과 최대한 유사하게 양식한다. 맛과 영양이 풍부한 이 장어는 고창갯벌풍천장어라는 이름으로 만날 수 있다. 맛을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다른 장어보다 선운산 일대의 풍천장어가 더 고소하고 담백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장어의 지방은 식물성과 비슷한 양질의 불포화 지방산이며 비타민A가 매우 풍부하다. 열량도 높아 기력이 떨어지거나 무더위에 지칠 때 체력보충을 위해 먹어주면 좋다.

둘이 만나 최고의 궁합, 복분자와 풍천장어

복분자 축제, 장어 축제

노릇하게 구운 담백한 장어를 안주삼아 진한 복분자주 한 잔 마시는 것으로 입안에 남은 기름기를 씻어내는 것이 고창에서 장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장어는 소금간만 해서 담백하게 먹거나 장어뼈로 우려낸 육수에 갖은 양념을 해 먹는 두 가지 구이법으로 즐겨 먹지만, 고창에는 색다른 메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복분자 진액으로 양념을 한 보랏빛 복분자장어구이다. 워낙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풍천장어지만 복분자장어는 그나마 남은 비린내마저 깔끔하게 잡아준다. 고소한 육질에 새콤달콤하게 배인 복분자의 맛은 고창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별미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직거래로 전국 어디서나 받아볼 수 있지만, 서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힘이 넘치는 장어를 잡아 보는 경험은 현지에서 맛보는 색다른 체험이 된다.
고창에서는 매년 6월 고창 복분자축제를 연다. ‘힘센 부부 선발대회’는 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로, 관광객들이 체력을 뽐낼 수 있는 다양한 대결종목을 마련해두고 있다. 이 밖에도 복분자를 직접 따보고 맛보는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8월 8일 즈음에 ‘8·8 장어 먹는 날’ 행사를 열고 있다. 맨손 장어잡기, 복분자 막걸리 빨리 마시기, 뱀장어 요리 품평회 등 다채로운 행사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복분자가 익어가는 계절, 상큼한 복분자와 탱글탱글한 장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고창을 방문해보자.

 

글 : 윤나래
자료제공 : 고창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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