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온 듯 이색적인 기분! 태안 신두리 사구와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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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신두리 사구와 해수욕장

뜨거운 모래사장과 시원한 바다의 만남은 여름마다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피서지로 꼽히는 조합이다. 해수욕장이 어딜 가나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면, 사막을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풍경이 더해지는 태안 신두리를 강력 추천한다. 사막 같은 모래언덕에 해변에서 즐기는 승마와 패러글라이딩까지! 태양이 가장 뜨거울 때, 신두리로 떠나자!

태닝할까? 뛰어놀까? 사구 백배 즐기기
신두리 하면 사회시간이나 한국지리시간에 배웠던 ‘사구’가 먼저 떠오른다. 사구란 모래 언덕을 이르는 말로, 모래가 바람에 의해 날려 둑이나 언덕모양으로 쌓이는 것을 이른다. 사막한가운데나 있을법한 사구가 우리나라에도 있다. 그중 국내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 곳이 빙하기 이후 만 오천 년 전부터 형성된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사구다. 가뜩이나 무더운 여름에 사구로 떠나라니 의아할 수도 있지만, 뜨거운 햇빛이 내리 쬐어야 제대로 사막다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언덕의 한편은 완만한 경사로 아이들이 썰매를 타기 적당하고 다른 쪽 경사면은 제법 가파르다. 모래가 완충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에 용기 내어 뛰어 내려가도 어지간해서는 다칠 일이 없다.
작열하는 태양을 즐기며 태닝을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이곳을 사막 한복판이라고 해도 믿을 지경이다. 그러나 신두리 사구가 더욱 돋보이는 풍경은 사구에서 내려다보는 시원한 해안선이다. 서해안이지만 모래사장이 있는 너른 해안선이 있고, 그 너머로는 푸른 물결이 펼쳐진다. 가슴속까지 뻥 뚫리는 풍경이다. 모래언덕에서 즐기는 일몰은 가히 환상적이다.
사구 주변으로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다양한 갯식물군과 소나무 숲을 오가며 걸을 수 있다. 그늘이 많지 않으므로 해질녘에 걸어도 좋다.

한 여름의 열기, 말이 달리는 모래사장

태안 신두리 사구와 해수욕장

이글거리는 햇볕에 모래가 한껏 달아오른다. 발을 내딛기 싫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가 훅훅 들어온다. 이열치열, 모래찜질을 하고 코앞에 펼쳐진 바다에 뛰어들기를 반복하면 몸이 한결 가뿐해지는 느낌이다. 여기까지는 다른 해수욕장과 별반 다를 것 없는 풍경이다. 그러나 태안 신두리 해안은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바로 곱디고운 모래. 일반적인 해수욕장보다 모래 알갱이가 유난히 곱고 부드럽다. 한줌 쥐면 손가락 사이로 스르륵 빠져나가는 느낌이 참 좋다. 바닷물이 닿지 않는 백사장은 걸으면 부드럽게 발이 쑥쑥 모래사이로 파묻힌다.
바닷물이 닿는 모래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알갱이가 곱고 부드러운 만큼 더욱 단단하게 다져진다. 지금은 해안을 보존하기 위해 백사장에 진입할 수 없지만, 태안의 해수욕장 몇 곳은 자동차 운행이 가능할 만큼 단단하기로 유명하다. 신두리 해수욕장에서는 텐트를 치고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푹푹 빠지는 뻘은 없지만 조개를 캐 볼 수도 있다. 또 다른 볼거리는 말을 달리는 모습과 하늘을 나는 모습이다. 너른 모래사장이 치밀하게 펼쳐져있어 가능한 일이다. 바닷가 캠핑, 승마의 상쾌함, 창공을 가르는 짜릿함 모두 신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이다.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로 지켜낸 풍경

태안 신두리 사구와 해수욕장

태안을 가장 먹먹하게 했던 사건은 2007년 12월 7일 있었던 홍콩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호’의 기름유출 사고다. 12,547㎘의 석유가 바다와 해안을 검게 물들였다. 생명의 바다가 죽음의 바다로 탈바꿈한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그런 태안을 살려낸 것은 한겨울 칼바람과 고약한 석유냄새도 마다치 않고 달려온 백만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었다. 신두리 사구 역시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모습을 되찾았다. 흔히 방풍림 역할을 하도록 심는 외래종 아까시아와 달맞이꽃이 왕성하게 번식하며 사구를 모두 뒤엎고 재래종 식물이 사라지는 추세였다. 2003년부터 환경단체들이 주도하고 학생을 비롯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구슬땀을 흘려 일일이 뽑아냈다.
황금빛 모래언덕이 제자리를 찾은 후, 산책로로 사구주변을 걸으며 생태탐방을 할 수 있는 데크를 설치했으며, 현재는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 무자치, 갯방풍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환경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천연기념물 제431호,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2001년 11월,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산263-1번지 등 81필지 1,702,165㎡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해안사구는 해류에 의하여 사빈으로 운반된 모래가 파랑에 의하여 밀려 올려지고, 그곳에서 탁월풍의 작용을 받은 모래가 낮은 구릉 모양으로 쌓여서 형성되는 지형을 말한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태안반도 서북부의 바닷가를 따라 형성된 길이 약 3.4㎞, 폭 약 0.5∼1.3㎞의 모래언덕으로 내륙과 해안의 완충공간 역할을 하며 바람자국 등 사막지역에서 볼 수 있는 경관이 나타나는 곳이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신두리 해안 만입부의 사빈 배후를 따라 분포하고 겨울철에 우세한 북서풍의 영향을 받는 위치에 있으며, 인접해역이 대체로 모래로 구성되어 있어 간조 시 노출된 넓은 모래갯벌과 해빈의 모래가 바람에 의하여 해빈에서 육지로 이동되어 사구가 형성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진 지역이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전사구, 사구습지, 초승달 모양의 사구인 바르한 등 다양한 지형들이 잘 발달되어 있다.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는 해안의 퇴적지형으로 특징지을 수 있으며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해안사구로서 사구의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고, 사구의 형성과 고환경을 밝히는데 학술적 가치가 크다.
(자료제공. 문화재청)

 

글·사진 : 윤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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